결혼을 앞두고 있다면?
결혼 전 꼭 대화해야 할 것은 뭐가 있을까?
이전 글에서는 아이를 낳아야 할까, 낳지 말아야 할까 고민이라도 해보는 것을 권장했다.
아이를 낳으면 어마어마한 일이 펼쳐질 테니 낳지 말아라...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ㅎㅎ
그저 출산과 육아가 당연한 걸로 생각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아이를 낳으면 우리에게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아직 육아 4년 차, 37개월 아이 엄마로 더 크면 또 어떤 변화가 생길지는 모른다.)
1.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진다.
가장 큰 변화가 아닐까 싶다.
아이가 어릴 때엔 밥도 편하게 못 먹는 것은 기본!
화장실도 편히 못 가고 요리며 청소, 집안일도 하기 힘들다.
이렇게 일상의 여유가 없는데 나만의 자유시간이 있을 리가 없다.
티브이도 못 보고 잠도 푹 못 자고 (우리 아이는 통잠을 1년을 지나서 잤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한 번씩 계속 새벽에 깨서 난리가 난다.) 아이를 배우자에게 맡겨야만 지인들과 편히 만날 수가 있다.
서로 눈치게임을 한다. 한쪽만 너무 자주 나가면 미안하고 눈치가 보인다.
2. 경제적인 여유가 줄어든다.
내가 벌어 나 하나 건사하면 됐던 과거와 많이 달라진다.
우선 한 명은 육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벌이의 형태가 달라질 수 있다.
한 명은 육아 휴직을 하거나, 아이가 일정 개월이나 나이가 되기 전까지 외벌이가 되거나(혹은 평생), 맞벌이를 하는데 양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을 경우 시터 이모님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상당히 큰돈을 지출되게 된다.
또한 아이에게 들어가는 돈은 어마무시하다.
아이용품은 왜 이렇게 비싼지, 아이가 크면서 발달에 맞는 교구와 장난감이 필요하며 옷은 매년 철마다 사야 한다. 그리고 필요하지 않아도 우리 아이가 입으면 참 예쁠 것 같고 이 책을 읽어야 똑똑해질 것 같으며 이유가 없다. 그냥 다 필요한 것 같고 사주고 싶어 진다.
그러다가 아이가 조금 크니 장난감이며 과자며 간식 다 사달라고 떼를 쓰고 있다. 칼 같은 엄마가 못 되어 매일 지출이 말이 아니다.
그리고 아직은 나라에서 지원해 주는 어린이집 비용으로 교육비가 많이 안 들지만, 당장 내년 유치원을 가게 되면 60만 원 정도는 매달 기본 교육비로 나갈 것이고 아주 조금만 더 크면 영어, 수학, 수영, 미술, 태권도 등등의 사교육비가 어마어마하게 든다고 한다.
아... 글 쓰면서 갑자기 머리가 아파진다.
끝이 아니다.
어디까지 지원해 줄지는 각자 기준이 다르지만, 대학 등록금에 결혼자금이라도 조금 보태주려면...
아이 한 명을 키우는데 몇억 든다는 말은 괜한 말은 아닌 것 같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엄마와 아빠는 본인들 지출을 줄이게 된다.
그냥 자연스럽게 내 옷과 화장품, 액세서리를 사던 과거와는 많이 달라지게 된다.
3. 부부관계가 변화된다.
1번에서 언급한 것처럼 시간적인 여유가 없고 육아에 치이다 보면 부부관계도 많이 변화된다.
전처럼 여유롭게 남편과 이런저런 도란도란 대화할 시간이 없다. 육퇴 후 시간이 생겨도 하루동안 치여있었기 때문에 각자 널브러져 있다가 잠들기가 일상이다. 정말 할 말 하기도 힘들다. 알콩달콩 하고 싶지만 그럴 새가 별로 없다.
(운 좋게 낮잠과 밤잠을 아주 잘~ 자는 아이라면 이런 걱정은 조금 덜 수 있다.)
심지어 서로에 대한 불만이 생겨도 애 앞에서 얘기하다가 싸우게 될 것 같아 미루다가 엄한 데서 빵 터지기도 한다.
원래 잘 싸우고 잘 풀어야 한다는데 싸울 시간도 없다.
그리고 아무래도 둘 사이에 아이라는 큰 존재가 생기다 보니 대화의 주제가 온통 아이가 된다.
오늘 하루 아이에게 있었던 일, 아이의 몸 상태, 아이의 기분 등등의 이야기가 많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여자, 남자, 사랑하는 연인에서 가족, 동지애, 전우애로 바뀐다는 얘기가 조금씩 이해가 된다.
4. 다양한 감정과 인생 경험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
이건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다.
정말 몇십 년 살면서 경험할 수 없었던 다양한 감정과 인생 경험을 하게 된다.
임신으로 몸과 마음의 변화도 느끼고 아기를 기다리며 설렘과 두려운 마음도 느낀다.
출산으로 내 몸을 희생해 가며 아이를 낳고 애지중지 고생하며 기르고
아이가 아플 때에는 마음이 찢어지며 내가 대신 아프고 싶은 감정과 아이를 기관에 보내면서 안쓰러움과 기특함을 느껴본다. 애엄마, 애아빠로서 사람들을 사귀기도 하고 서로 육아정보를 공유하고 고충을 공감하며 부모로서 성장해 간다.
아이가 없다면 절대 겪어볼 수 없을 감정과 경험, 부모도 부모지만 인간으로서의 성장이지 않을까 싶다.
5.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기를 보게 된다.
원래 아이를 좋아하긴 했고, 보면 귀엽고 예쁘다 생각은 했지만 이런 생명체는 처음 본다!
정말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기를 보게 된다.
대단한 모성애 부성애는 아닌데 그냥 자연스럽게 우리 아이가 제일 예쁘고 사랑스럽다.
고슴도치도 제 세끼는 함함하다고 한다더니... 딱 그렇다.
고슴도치 부모가 된다. 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예쁘고 똑똑하고 사랑스러운지...
남편과 나는 한 번씩 진짜 이렇게 예쁜 애는 처음 본다며 심각한 거 아니냐고 연예계 진출해야 한다며 푼수 같은 소리를 한다. (사실 그저 평범한 귀여운 외모다.)
어린이집 단체 사진을 봐도 내 아이만 눈에 들어오고 제일 예쁘고 뭐만 해도 기특하고 똑똑한 것 같다.
잘한다 잘한다 오구오구 내 새꾸~~~ 다.
완전 고슴도치 부모가 됐다.
아이가 있는 삶의 힘듬을 잊게 하는 유일한 이유인 것 같다.
아이의 존재 자체가 행복이다.
세상에 없었던 존재에서 엄마 배에 점처럼 있다가 점점 부풀어 세상에 나와
나와 배우자 둘 사이에 소중한 가족이 된 아이.
눈에 넣어도 안아프다, 건강만해라의 말들이 다 이해가 가는 소중한 존재이다.
사실 글을 쓰다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아이가 있는 삶의 힘든 부분을 많이 적었다.
그런데 사실이긴 사실이다. 상황과 경우에 따라 덜하고 더한 차이만 있을 듯!
Q. 그 모든 힘듦을 이겨내고 아이는 키울 만 한가?
A. 뭐 아직은 그렇다.
Q. 그럼 다시 태어나도 아이 있는 삶을 살 것인가?
A. 그건 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ㅎㅎ 나 하나만 건사하며 하고 싶은 거 하고 먹고 싶은 거 먹고살고 싶기도 하다.
앞전 글과 이 글을 참고 하고 결혼 전 예비 배우자와 아이를 낳을까, 낳지 않을까 대화해보고 고민해보길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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